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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리뷰 (줄거리, 백창기, 아쉬운점)

by 썬블루라이프 2026. 5. 13.

직장에서 크게 데인 날 무작정 극장에 들어간 적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사람 때문에 속이 뒤집힌 채 퇴근하다가 그냥 발길이 향한 곳이 극장이었고, 그때 봤던 게 범죄도시 2편이었습니다. 그 뒤로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이 시리즈를 찾게 되더라고요. 4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4편의 줄거리와 빌런 백창기의 캐릭터를 짚어보고, 팬심을 잠시 내려놓고 시리즈의 한계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범죄도시 4 줄거리: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마석도의 정면충돌

이번 편의 무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소탕 작전입니다. 광수대는 배달 앱을 이용해 마약을 거래하는 조직을 추적하던 중, 앱 개발자 조성재가 필리핀에서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단순 살인으로 보기 어려운 부검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피해자의 몸에는 장기간 구타 흔적이 남아 있었고, 혈액에서는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음에도 몸무게가 74kg에서 59kg으로 급감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부검(autopsy)이란 사망 원인과 경위를 의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시신을 해부·검사하는 법의학적 절차를 말합니다. 마석도가 이 부검 결과에서 단순 사망이 아닌 조직적 범죄의 냄새를 맡는 장면은, 저도 극장에서 보다가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이건 그냥 살인이 아니다"라는 직감이 화면에서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었거든요.

마석도는 이후 사이버수사대와 공조하여 온라인 불법 도박 플랫폼인 황제 카지노를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작부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 장이수가 다시 등장해 함정 수사에 협력합니다. 장이수가 광수대의 위장 카지노 도박장을 운영하며 적을 유인하는 장면은 이번 편의 가장 통쾌한 작전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편의 주요 서사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필리핀에서 개발자 조성재가 살해되고, 마석도가 사건을 인지
  • 황제 카지노 조직의 실체를 추적하며 장이수를 행동 요원으로 투입
  • 필리핀 경찰과 공조하여 황제 카지노 본진 및 위장 도박장에서 조직원 전원 체포
  • 도주하는 빌런 백창기를 공항 기내에서 검거하며 사건 종결

4편의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옆자리 모르는 분과 동시에 "오~" 소리를 냈습니다. 극장 분위기 자체가 하나였던 그 순간, 이 시리즈가 왜 계속 사람을 끌어들이는지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범죄도시4 포스터

백창기 캐릭터와 시리즈의 한계: 압도적인 연기, 아쉬운 서사

빌런 백창기(김무열)는 역대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틀어 신체 전투력 면에서 가장 위협적인 캐릭터입니다. 영화 초반, 그가 필리핀에서 경찰 2명을 말 한마디 없이 순식간에 제압하는 장면은 관객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포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도 등줄기가 오싹했을 정도니까요.

이번 편의 최종 결전은 비행기 기내에서 벌어집니다. 여기서 마석도는 백창기와 조지훈을 상대로 2대 1의 수적 열세 속에 싸움을 이어갑니다. 백창기가 테이블 나이프를 부러뜨려 임시 흉기로 만드는 장면은 전투력 묘사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마석도는 칼에 왼손이 관통당한 상태에서 역으로 완력을 이용해 백창기의 팔을 꺾어 제압합니다. 관통상(penetrating wound)이란 날카로운 도구가 신체 조직을 완전히 뚫고 지나가는 외상을 의미합니다. 그 상태에서 악력으로 칼을 고정한다는 설정은 영화적 허용이지만,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무식한 강인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저는 팬으로서도 솔직히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백창기는 김무열 배우의 연기 덕분에 위압감은 충분했지만, 캐릭터 자체의 서사가 너무 얕습니다. 전작 빌런들이 가졌던 인물 고유의 광기나 개인적인 동기가 거의 없고, 기능적으로 "싸움 잘하는 기계"에 가까운 인상을 줍니다. 제 경험상 기억에 오래 남는 빌런은 단순히 강한 게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지가 보이는 인물인데, 백창기는 그 부분이 비어 있었습니다.

캐릭터 서사(character arc)란 등장인물이 이야기 안에서 겪는 내면적 변화나 성장, 혹은 몰락의 과정을 말합니다. 빌런에게도 이 서사가 있을 때 대결 장면의 긴장감이 몇 배로 커집니다. 이 부분이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제 주변에서도 꽤 많이 들었습니다.

유머 코드 역시 장이수 캐릭터에 과하게 집중된 경향이 있습니다. 장이수가 FDA 뱃지(미국 식품의약국 배지)를 경찰 신분증으로 착각하고 교통경찰에게 내밀었다가 체포되는 엔딩은 분명 웃겼지만, 4편까지 이어진 시리즈에서 같은 방식의 유머가 반복되다 보니 신선함이 조금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8편까지 기획된 시리즈가 지속력을 갖추려면, 마석도라는 인물의 내면적 변화나 수사 방식의 새로운 변주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내 영화 관람 관련 통계를 보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매 편 누적 관객 1,0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 시장에서 독보적인 프랜차이즈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또한 국내 온라인 불법 도박 피해 규모는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 이번 편의 소재가 단순한 픽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출처: 경찰청).

결국 범죄도시4는 완성도 높은 오락영화입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억울해도 참고 웃어야 하는 날 극장 불을 끄고 마석도의 타격음을 들으면, 어떤 말보다 빠르게 응어리가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만 시리즈가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빌런 서사를 두껍게 쌓고, 마석도라는 인물에게도 새로운 결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익숙함에만 기대다 보면, 언젠가 그 편안함이 피로감으로 바뀌는 날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다면, 고민 없이 극장에 가도 됩니다. 그 두 시간만큼은 후회 없을 겁니다.


참고: https://namu.wiki/w/%EB%B2%94%EC%A3%84%EB%8F%84%EC%8B%9C%20%EC%8B%9C%EB%A6%AC%EC%A6%88/%EC%A4%84%EA%B1%B0%EB%A6%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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