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른다는 말에 솔깃해지는 분, 저만 그런 게 아니죠? 친한 언니가 지나가듯 던진 한마디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요즘 서울 증여가 2배 넘게 늘었대. 다들 양도세 중과 피하려고 자식들한테 집 넘기느라 바쁘다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데 저만 모르는 것 같은 그 느낌요.
다주택자들은 왜 팔지 않고 증여를 택했을까
양도소득세 중과(중과세율)란,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일반 세율보다 훨씬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제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분이 한 채를 팔면, 차익에 대해 최고 수십 퍼센트의 세금을 더 물리는 구조입니다.
이 중과세율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겉으론 조용해 보이면서도 실제론 꽤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3,365건으로, 전년 동기 1,673건의 두 배를 훌쩍 넘었습니다(출처: 중앙일보).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장이 불안하면 매물이 쏟아져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비싼 세금을 내고 남에게 파느니 자녀에게 넘기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이 깔린 겁니다. 강남권에서는 시세보다 2억~3억 원 낮은 가격에 자녀와 직거래를 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월 179건이던 직거래가 4월에는 221건으로 불어났습니다. 남들 눈엔 '급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 간 절세 전략이 작동하는 거죠. 여기서 저가 양도(저가 직거래)란, 시세보다 의도적으로 낮은 가격에 가족 간 거래를 성사시켜 증여세나 양도세 부담을 분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세법상 일정 기준 이하의 저가 양도는 증여로 간주될 수도 있어 세무 당국이 주시하는 거래 유형이기도 합니다.
한편 강북이나 외곽 지역은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아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덜 받다 보니, "조금만 더 버티면 오르겠지"라는 심리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노원, 영등포 같은 지역에서 호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이 상황을 보며 우려하는 건 하나입니다. 증여 건수가 늘었다는 통계를 보고 "역시 집값은 안 떨어진다"라고 결론 내리는 분들이 생겨난다는 점입니다. 이건 시장이 좋아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닙니다. 다주택자들이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한 절세 전략이 숫자로 나타난 것뿐입니다. 그 차이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지역별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강남권(도곡, 개포): 보유세 부담으로 증여·저가 양도 증가, 일부 단지에서 직전 거래가 대비 2억~3억 원 낮은 급매 성사
- 강북·외곽(노원, 영등포): 15억 이하 아파트 밀집으로 대출 규제 영향 덜 받음, 집주인 매물 회수 경향 강화

유튜브 조회수 폭발, 대중 심리는 이미 방향을 틀었나
혹시 최근 부동산 유튜브를 보셨나요? 저는 이 변화가 꽤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집값 대폭락이 온다"는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피드를 장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실전 투자 전략이나 유망 지역 분석을 다루는 채널들의 구독자와 조회수가 빠르게 치솟고 있고, 반대로 하락을 경고하던 채널들은 관심도가 예전만 못한 상태입니다.
이건 단순한 알고리즘 문제가 아닙니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지난달 112.0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크게 상승했는데(출처: KB부동산), 이 지수는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집값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반영하는 심리 지표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숫자가 이걸 증명하고 있는 셈이죠.
여기서 매매가격 전망지수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3개월 내 집값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전망하는 비율을 지수화한 값입니다. 100 초과면 상승 기대, 100 미만이면 하락 우려가 더 크다고 보면 됩니다.
저도 솔직히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나만 기회 놓치는 거 아니야?", "경매장이라도 가봐야 하나?", "대출을 좀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요. 이게 바로 FOMO(Fear Of Missing Out), 즉 '나만 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시장이 달아오르는 분위기에서 가장 먼저 작동하는 심리이고, 동시에 가장 위험한 심리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유튜브 특성상 한쪽 방향의 정보가 과장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조회수가 곧 수익이 되는 구조에서 자극적인 상승론이 더 잘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오른다"는 말에 취해 무리하게 레버리지(부채를 활용한 투자)를 일으켰다가, 고금리 국면에서 이자 부담을 감당 못 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본인 몫입니다. 유튜브 채널이 대신 갚아주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여러 채널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상승론이든 하락론이든 각자의 시나리오를 가장 유리하게 편집해서 보여준다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유튜브의 높은 조회수가 시장의 실제 방향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인구 구조 변화, 고금리 지속 가능성, 공급 물량 등 거시적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장에서 진짜 필요한 건 분위기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내 자금 상황과 상환 능력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남들이 증여를 하든, 유튜브에서 누가 뭐라든, 그건 그분들의 사정이고 저는 제 사정을 먼저 봐야 한다는 걸, 솔직히 이번에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지금처럼 정상적인 매매보다 증여나 직거래 같은 특수 거래가 통계를 흔들고, 대중 심리가 한쪽으로 빠르게 쏠리는 시기일수록 FOMO를 경계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교차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유망 채널의 조회수보다 내 통장 잔고가 훨씬 정직한 지표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 또는 세무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나 절세 전략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5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