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분기, 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습니다. 같은 시기 한화그룹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재계 순위 5위에 올랐고, JR글로벌리츠는 상장 리츠 사상 최초로 법정 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축배와 경고가 동시에 울린 봄이었습니다. 저도 이 세 소식을 연달아 접하며, 한국 경제가 정말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달리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영업이익 64% 급증의 진짜 이유
영업이익이 1년 만에 64%나 뛰었다는 건 단순한 호실적이 아닙니다. 그 배경이 뭔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2026년 1분기 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이익은 2,335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수주액도 전년 대비 약 62% 증가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수주 규모만 커진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유지보수 계약 비중이 함께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률 자체가 구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단발성 수주 대박이 아니라, 수익 구조가 바뀐 거라는 뜻입니다.
핵심에는 독자 개발 가스터빈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전략이 있습니다. 여기서 SMR이란 기존 대형 원전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건설·운영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를 의미합니다. 부지 제약이 적고 건설 기간이 짧아 탄소중립 시대의 대안 전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등 글로벌 SMR 선두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이 시장의 초기 공급망에 이름을 올린 상태입니다.
솔직히 저는 두산이 이렇게 빠르게 체질을 바꿀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두산중공업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 뉴스에 자주 등장하던 회사였으니까요. 지금은 에너지 전환의 수혜를 정면으로 받는 기업이 되어 있습니다. 기업도 사람처럼 위기를 계기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한화그룹 재계 5위, 방산 신화의 빛과 그림자
한화가 재계 5위라는 소식,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기쁜 소식이면서도 저는 한편으로 묵직한 질문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2026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약 149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롯데와 포스코를 동시에 제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5위에 오른 것입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이미 그전에 LG를 추월한 상태였으니, 이번 자산 기준 순위 변동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성장의 핵심 엔진은 K-방산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폴란드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호주, 중동 지역으로 수출 영토를 넓혔고, 한화오션을 통한 함정 수주까지 더해지며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별칭이 과장이 아닐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냉정한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습니다. 한화의 이 급성장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갈등 덕분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방산 산업의 호황은 본질적으로 지정학적 불안과 연동됩니다. 언젠가 평화의 시대가 오면, 지금의 수주 잔고가 소진된 이후 한화가 무엇으로 다음 챕터를 쓸 것인지가 진짜 숙제입니다.
재계 5위 진입은 분명 박수를 받을 성과지만, '플랜 B'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JR글로벌리츠 법정 관리, 리츠 투자자가 놓친 신호들
"건물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몇 년 전 리츠 투자에 관심을 가졌을 때 이 말을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2026년 4월 27일, JR글로벌리츠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국내 상장 리츠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첫 번째 사례입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전자단기사채 400억 원의 상환 실패였지만, 뿌리는 훨씬 더 깊은 곳에 있습니다.
핵심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재택근무 고착화로 인한 해외 오피스 수요 급감
-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 급증
- LTV(자산담보대출비율) 위반에 따른 기한이익상실(EOD) 위기
여기서 LTV란 자산 가치 대비 대출 잔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 LTV가 올라가고, 계약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하면 금융기관이 즉시 대출 전액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것이 기한이익상실(EOD), 쉽게 말해 "갚을 날짜가 오지 않았어도 지금 당장 갚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산 가치 하락이 단순한 평가손실로 끝나지 않고 유동성 위기로 직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외 오피스 비중이 높은 리츠 상품을 검토했을 때, 현지에서 재택근무 트렌드가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로 굳어가는 걸 보며 불안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막연한 감각이 이번에 현실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운용사와 감독 당국이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정직하게 리스크를 알렸는지, 그 부분은 이제라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츠 투자자라면 지금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JR글로벌리츠 사태 이후, 리츠 투자자들 사이에 동요가 일고 있습니다. 이 불안이 과민반응일까요, 아니면 당연한 경고음일까요?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봅니다. 국내 경매 시장에도 상가·오피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해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금리가 높아진 환경에서 상가나 오피스에 레버리지를 끼고 들어간 투자자라면, 지금 그 구조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리츠 투자 시 점검해야 할 핵심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초 자산의 지역과 섹터 (국내/해외, 주거/오피스/물류)
- LTV 수준과 대출 만기 구조
- 공실률(Vacancy Rate) 추이: 임차인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얼마나 되는지
- 배당가능이익의 원천이 실제 임대 수익인지, 자산 매각 차익인지
여기서 공실률이란 전체 임대 면적 중 임차인이 없는 비율을 뜻합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 임대 수익이 줄고, 리츠의 배당 여력이 직접적으로 감소합니다. 배당수익률이 높아 보여도 공실률이 뛰고 있다면 경고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리츠는 분명 매력적인 자산입니다.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고,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사태가 보여주듯, 기초 자산의 건전성과 대출 구조를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제2의 월급'이 순식간에 '제2의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두산의 부활, 한화의 도약, 그리고 JR글로벌리츠의 경고. 세 가지 소식이 동시에 들려온 이번 봄이 유난히 복잡하게 느껴지는 건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성장하는 기업을 응원하면서도, 그 성장이 누구에게 어떤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지를 함께 묻는 것이 투자자로서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숫자에 가려진 이면을 보는 눈을 기르는 것, 그것이 결국 내 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