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5 콘크리트 유토피아 (배타성, 집단심리, 부동산계급) 재난이 닥쳤을 때 사람이 가장 먼저 지키려는 게 뭘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그 답이 '가족'이 아니라 '주소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습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홀로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 103동을 배경으로, 그 안에 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지를 냉정하게 담아냅니다.현수막과 아파트, 현실이 먼저였습니다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소름이 돋았던 이유는 영화관을 나서면서 "저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제가 살던 동네에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퍼졌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이란 저소득층이나 무주택 서민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정부 지원 주거 형태입니다. 그런데 평소 인자하게 인사를 나누던 이웃.. 2026. 5. 12. 댓글부대 리뷰 (결말 해석, 여론 조작, 확증 편향) 온라인에 글을 올리다 보면 가끔 이상한 기시감이 듭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일인데, 어느 날 블로그에 사회 이슈 관련 소신 발언을 올렸더니 비슷한 문투의 댓글이 짧은 간격으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디는 달랐지만 오타까지 판박이였습니다. 영화 댓글부대는 바로 그 소름 돋던 순간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작품입니다.결말 해석: 단 하나의 답이 숨어 있었다많은 분들이 댓글부대를 열린 결말 영화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영화 안에 단서들이 이미 충분히 깔려 있어서, 찬찬히 뜯어보면 감독이 하나의 정해진 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가장 결정적인 단서는 화면 비율의 변화입니다. 영화에서 레터박스(letterbox)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레터박스란 영화를 T.. 2026. 5. 11. 파묘 리뷰 (오컬트 장르, 항일 코드, 실제 파묘 경험)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오컬트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뭅니다.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그 희귀한 기록을 세운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 밖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가족이 영화 개봉 시기와 비슷하게 조상 묘 이장을 결정했거든요.전반부의 오컬트 미장센, 그리고 현실에서 느낀 두려움파묘의 전반부는 한국 무속 신앙의 핵심 개념인 '음택 풍수(陰宅 風水)'를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음택 풍수란 산 사람이 사는 집터가 아니라 죽은 자가 묻히는 묫자리의 지세를 분석하는 풍수지리학의 한 분야입니다. 쉽게 말해 조상이 어떤 땅에 누워 있느냐가 후손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 체계죠.영화에서 풍수사 상덕이 "악지(惡地)"라고 부르는 땅, 즉 기운이 나쁜 .. 2026. 5. 11. 이전 1 ···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