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0 프로젝트 헤일메리 (원맨쇼, 아스트로파지, 외로움) 혼자 우주 한복판에서 눈을 떴는데, 자기가 누구인지도 기억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이 장면에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그 느낌이 낯설지 않았거든요. 2026년 개봉한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직접 보고 나서 며칠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아스트로파지라는 이름의 공포, 그리고 라이언 고슬링의 원맨쇼이 영화의 핵심 설정은 아스트로 파지(Astrophage)입니다. 아스트로 파지란 태양 에너지를 직접 흡수하며 번식하는 가상의 미생물로, 태양의 광도를 떨어뜨려 지구를 서서히 빙하기로 밀어 넣는 존재입니다. 단순한 외계 침략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 하나가 문명 전체를 끝장낸다는 설정이 섬뜩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솔직히 초반에는 쏟아지는 과학 개념들이 조금 버거.. 2026. 5. 20. 휴민트 리뷰 (액션씬, 줄거리, 배신) 회사에서 가장 믿었던 동료에게 뒤통수를 맞아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 기억이 류승완 감독의 신작 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한 남북한 비밀 요원들의 첩보전을 다룬 이 영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로 가기엔 남기는 감정의 무게가 꽤 묵직합니다.액션씬 하나만으로도 극장 값이 아깝지 않은 이유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반신반의하면서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류승완 감독 전작들이 시각적으로 투박하다는 평을 종종 받아왔고,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는 달랐습니다.이번 작품은 미장센(mise-en-scène) 측면에서 전작들과 확연히 차별화됩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담기는 모든 시각적 요소, 즉 조명·구도·색감·배우의 위치를 통해 감.. 2026. 5. 18. 살목지 리뷰 (분위기, 연출, 공포체험) 무서운 게 뭔지 안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다니던 동네 골목길에서 제 숨소리밖에 안 들리는 순간이 오면 그런 자신감은 단 1초 만에 사라집니다. 이상민 감독의 신작 살목지는 바로 그 익숙한 공간이 낯설어지는 감각을 스크린으로 끌어낸 공포 영화입니다. 2025년 극장가에서 입소문을 타며 한국 호러 장르의 존재감을 다시 증명한 작품이기도 합니다.저수지와 카메라, 공포의 배경이 된 일상의 공간살목지의 설정 자체가 이미 영리합니다. 심령 스폿으로 소문난 저수지를 배경으로, 로드뷰 촬영 화면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재촬영 기한에 쫓긴 PD 수인(김혜윤)과 촬영팀이 살목지를 찾아가고, 거기서 행방이 묘연했던 선배 교식(김준한)이 등장하면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는 구조입니다... 2026. 5. 17. 명량 (해전 완성도, 개인적 감동, 서사 균형) 관객 수 1,761만 명. 한국 영화 역대 1위 기록을 지금도 지키고 있는 숫자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정말로?"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다시 보고 나니, 그 숫자가 납득이 됐습니다. 단, 마냥 고개를 끄덕이기엔 좀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습니다.해전 완성도 — 이건 진짜 압권이었습니다명량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단연 해전 시퀀스입니다. 여기서 시퀀스(sequence)란 하나의 사건이나 장면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영화 편집 단위를 말하는데, 명량의 해전 시퀀스는 상영 시간의 약 2/3를 차지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게 저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보통 전투 장면이 이렇게 길면 중간에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울돌목의 빠른 조.. 2026. 5. 17. 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 연기, 청령포, 인간다움) 역사 속 가장 비극적인 왕이라 불리는 단종의 이야기, 그런데 이걸 보고 눈물이 나는 이유가 역사 때문만이 아니라면요? 저는 극장을 나오면서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어린 왕이 아니라, 10년 전 세상에서 뚝 떨어진 것 같던 저 자신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그런 영화였습니다.유해진 연기가 만들어낸 온도, 그 투박함이 심장을 찌른 이유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건 유해진 배우의 연기입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 초반부터 분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가볍게 흘러가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사극이니까 당연히 무겁고 장중할 거라 생각했거든요.그런데 그 가벼움이 함정이었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이 영화에서 미장센(Mise-en-scène)을 아주 영.. 2026. 5. 16. 7번방의 선물 (개연성, 사법제도, 부녀애) 1,200만 관객이 울고 웃었다는 영화, 정작 법정 절차대로라면 주인공이 재판조차 받을 수 없었다는 걸 아셨습니까? 저는 너무 힘든 어느 주말 저녁, 피자 한 판을 시켜놓고 이 영화를 틀었다가, 식어가는 피자 한 조각을 손에 쥔 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자마자 "엄마, 밥은 먹었어?"라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경험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바보 아빠가 걸어 들어간 교도소, 그 배경과 맥락영화의 배경은 1997년입니다. 6세 수준의 지적 발달장애를 가진 이용구가 딸 예승이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려다 아동 유괴 살인의 누명을 쓰고 교도소 7번 방에 수감되는 이야기입니다. 지적 발달장애란 지능지수와 사회적 적응 능력이 현저히 낮아 일상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 2026. 5. 16. 이전 1 ··· 7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