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주전쟁을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영화 속 소주회사가 위기에 놓이고, 그것을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안타까웠습니다. 술 한 병도 우리나라의 상품이고, 그 안에는 회사와 직원들의 시간이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주전쟁 후기, 회사가 어려워지면 누가 가장 힘들까
소주전쟁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를 배경으로 내용이 시작됩니다. 국보그룹의 소주회사 '국보소주'가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회사의 운명을 두고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유해진이 회사의 재무이사 표종록을, 이제훈이 글로벌 투자회사 직원 최인범을 연기합니다.
한 사람은 회사를 살리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회사를 거래의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회사가 망한다는 것은 건물 하나가 없어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월급을 받아 아이를 키우고 가족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생활 자체가 흔들리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다니던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나는 소주를 안 마시는데 왜 국보소주를 응원했을까
저는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 어느 순간 국보소주가 없어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소주 자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시간이 보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우리가 먹고 사용하던 제품들이 그냥 물건이 아닌 게 됩니다. 옛 어른들이 즐겨 드시던 막걸리도 그렇고, 지역마다 만들어온 전통주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막걸리뿐 아니라 약주, 청주처럼 오랫동안 이어진 술도 있습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저도 이런 술이 사라진다고 하면 아쉬울 것 같습니다.
내가 먹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카스도 외국 기업에 인수된 역사가 있다는 걸 알았다
영화를 보고 나니 친구들이 마시는 술이 어느 회사소유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눈에 들어온 회사가 오비맥주였습니다. 우리가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쉽게 만나는 카스를 만드는 회사가 오비맥주였습니다. 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오비맥주의 역사는 2009년 KKR로 주주가 변경됐고, 2014년에는 세계적인 맥주회사 AB InBev로 주주가 다시 변경됐습니다. 카스라는 이름을 워낙 오래 봐서 저는 국내회사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렇다고 외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이 다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더 성장할 수도 있고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잖아요. 우리가 익숙한 기업의 주인이 달라진다는 아쉬움도 있을 겁니다.
회사의 가격과 가치는 같은 것일까
영화에서는 회사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차이였습니다. 숫자로 회사를 보는 사람에게는 회사는 사고팔 수 있는 그냥 상품이고, 다른 사람은 회사에서 평생을 몸 바쳐 일한 사람들입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와 술연구에 실패했던 기억 밤늦게까지 일했던 추억의 시간들은 가진한 사람들입니다. 회사의 수익구조로 계산만 하는 것과. 그 회사에서 보낸 사람들의 시간까지 가격표를 붙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요즘 홈플러스 사태를 봐도, 회사의 파산 가격으로 인수할 만한 회사는 없지만, 그 안에서 노동자들의 시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갑자기 직장이 없어지고, 돈도 벌 수 없고, 한 가정에 가장들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겁니다. 소주전쟁에서는 다른 기업이 인수하려 하지만, 지금의 홈플러스 사태는 인수할 회사는 없지만, 이 노동자들의 시간과 일터를 어떻게 보상을 해줘야 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주전쟁을 보고 우리 술을 다시 보게 됐다
소주전쟁을 보고 제가 갑자기 소주를 마시자는 아닙니다. 쉽게 볼 수 있는 소주, 저 작은 병 하나가 나오기까지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개발하고, 공장에서 생산하고, 배달하고, 판매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사람과 회사, 그리고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생각했던 것의 가치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 기업에 팔린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국내 기업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닐 겁니다. 오랫동안 이어온 것을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이다.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만들어온 술과 기술, 그 일을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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